2010년 3월 12일 금요일

도서출판 돌베개와 상식적인 신뢰

돌베개라는 출판사 아십니까?

유시민님의 후불제 민주주의를 최근 대표작으로 해서 전태일 평전 과 같은 노동, 사회과학, 경제서적등을 전문으로 출판하던 곳이죠.

오늘 이곳 관견해서 완전 신선한 경험을 했습니다.

후불제 민주주의 뒤늦게 북 페스티발에서 작년 가을쯤에 가서는 바쁘다는 핑계로 읽지 못하다가 요새 출퇴근을 통해 읽는데 후반부 쯤에 책 가운데 부분이 꽤 크게 구멍이 나게 뚫려 있더군요. 지면부분까지 잡아먹어서는 그냥 넘어가긴 너무 그래서 교환 받을려는데 서점 구입도 아니었고 구입한지도 오래되서 어떻게 해야 할까 싶어서 일단 그냥 읽으면서 지내고 있는데 때마침 생각이 나서 회사에서 뒤 늦은 시간에 혹시나 해서 출판사로 전화를 했습니다.

<대략 이렇게 구멍이 나 있었습니다.>


<그냥 넘어가긴 걸리는게 있는 편이죠>

저녁8시 늦은 시간이라 안 받으실 거 같다고 생각하면서 걸었는데 갑자기 받아 주시더군요. 아 순간 이분들의 야근에 끼어 들었는데도 응대해 주셔서 감사와 함께 무례함에 일단 양해를 당황하면서 구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책의 불량부분에 대해 내용을 말씀드렸더니 들으시고는 너무도 흔쾌히 교환해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순간도 너무 당황스럽더군요. 구입한지 오래되어 서점으로 가서 교환받기도 뭐하니 직접 배송해 주신다며 주소를 물으셨습니다. 그러시고는 자신들이 이용하시는 우체국 택배가 맞교환이 될지 모르겠는데 안되면 제게 보내는 책에 운송비를 넣어드릴테니 따로 보내달라고 하십니다. 허...


구입여부 확인이나 교환원칙, 심지어는 도서의 실제 구입, 보유 여부도 묻지 않으시고 불량에 대해 책임을 지시기 위해 쉽고 간편하게 교환해 주십니다.  그리고는 전화 받으신 분께서 내일 휴가인데 다른분께 넘겨드리기도 에매해서 자신이 직접 책임지고 해드리고싶다 하여 목요일에 직접 배송 해 주시겠다고 하시면서 후불제 민주주의 초판에 부록이었던 CD를 받지 않았다면 같이 보내주겠다고 CD 보유 여부를 물으시더군요.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니 참 기분이 너무 묘하고 신기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지내는 이 세상속의 이 사회에선 항상 경제적 합리성을 갖춘 운영방식으로 상품에 대한 권리가 보장되었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도 그 권리를 악용하거나 혹은 거짓으로 꾸며내어 자신에게 이익을 내려는 개인들과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면서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한 기업의 자기중심적 자세에 입각한 합리성을 서로에게 요구하였기 때문에 우리는 그 경제적 합리라는 허울에 익숙해져서 서로를 신뢰하지 않고 진행되는 행동에 너무도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당연시 하게 되었지요.

어쩌면 우리 사회가, 세상이, 인류가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이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신뢰의 방식이 너무도 새로운 듯 신선하고 고맙게 느껴진 게 이상한 것만 같은 기분이 다 듭니다. 그 동안 제 자신에 인류에 대해 신뢰를 너무 많이 무너 뜨려서 그런 것 일까요?

우리가 살고 앞으로 살아 갈 이 세상이 좀 이렇게 신뢰의 상식이 보편적인 세상이 되어야 진정 사람사는 세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요?

별거 아닌 이 사소한 불량도서 교환 하나를 통해서 많은 생각과 다양한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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