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9일 화요일

또 한명의 쓰러짐

큰 비극이 난무하는 가운데 지난 주말에도 세상을 위해...적어도 우리 민족이라는 틀안에서의 사람들위해 활동하시던 또 다른 한분이 작금의 붕괴되는 사회를 보며 운명을 달리셨다.
비극이 또 다른 비극을 만들어가는 이 현실.
하지만 나는 또 하나의 비극을 집적 보았다. 아니 항상 보고 있었다.

당신은 매일 아침 지하철을 타는가?
회사를 가거나 학교를 가거나 혹은 다양한 이유에 의해서 아침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가득찬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가?
버스를 이용한다 해도 볼수 있는 비극일테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엉켜붙어 움직이는 지하철이 아무래도 더 많은 비극을 보기에 충분할 것이다.

오늘 아침 지하철에서 나는 또 한명의 여성이 쓰러지는 것을 보았다.
환승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열리는 문앞에서 대치중인 전경과 시위대처럼 매일매일 들어오는 이와 나가는 이의 싸움이 벌이기 위해 준비하는 순간에 뒷편 좌석앞쪽에 약간의 소란이 일어났다.
음악을 끄고 잠깐 둘러 본 그곳엔 웬지모르게 흔한 모습이 아님에도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일이 벌어졌다.
어떤 한 여성분이 털썩 주저앉아 쓰러져 버린것이다.

앞에 있던 아저씨 조차도 당황함 속에서 마치 익숙하단듯이 일어나서 그 여성분을 뒤에서 살짝 들어올려 자신이 앉아있던 의자에 앉혀드리고는 친철하시게도 가방까지 살짝 무릎위에 올려주셨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사람들은 약간 관심을 보였으나 어떤 상황인지를 알자 역시나 익숙한일이라는 듯이 다시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열리는 문으로 단호하고 긴장된 몸싸움을 하며 움직였다.

나조차 익숙하였다. 아마 지금까지 그다지 길지 않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시작된 아침시간마다 타던 지하철에서 적어도 두손을 써도 모자를만큼 보았다.
지하철에서 무릎이 꺾이며 그대로 잠을 자듯이 쓰러지는 분들은 이젠 보편적인 모습이며, 뭔가 식은땀 흘리며 아픈듯이 힘들어하다가 지하철 바닥에 주저앉아 거친숨을 쉬시던 분, 걸어가다가 마치 저격수의 총을 맞은 것처럼 털썩 쓰러져 버리는 분, 아마 가장 인상적인 건 지하철 의자에 앉아서 졸다가 의자에서 미끄러지면서 쓰러지던 외국인 남자와, 에스컬레이터에서 쓰러져서 뒤에 있던 사람들이 너무놀라고 당황했던 일인걸로 기억한다. 아, 아침시간의 만원지하철이 아님에도 쓰러졌다가 사람들의 괜찮냐는 질문에 너무 창피해서 도망가듯이 내리던 여자분도 기억에 남아 있다.

올해 들어선 쉬다가 일한지 얼마안되서 처음 본 것 같다.
오지랖 넓은 나로써는 말이라도 따뜻하게 건네주고 싶었지만, 남에게 보여지는 것에 집착하는 한국사람들은 그런걸 너무 싫어하고 도리어 불편해 하니 나 또한 익숙한듯 무표정하게 다시 움직일 뿐 이었다.

지금은 일본에 가서 잠시 지내면서 장기적인 체류를 위해 준비중인 지인이 있다.
올해 초 출국한 그 친구는 음악을 좋아하던 친구이고 음악산업에 잠깐 종사하면서 일본문화권에서 관심이 많았던 친구였다. 그녀는 홍대에서 라이브공연을 자주보면서 모임을 만들어 오랜 홍대생활로 알게 된 홍대밴드들의 인맥을 통해 소소한 클럽공연을 기획하며 좀 더 발전적인 꿈을 꾸고 있었는데, 그 친구의 꿈은 일본과 같은 거대한 락 페스티발부터 다양한 컨셉을 가진 밴드들의 공연기획을 하고 싶어하였다. 하지만 너무도 저급한 한국음악시장에서의 현실에선 그런 일은 그림의 떡보다 심한 배고픈 눈앞의 돌이었다.
그 친구와 일본 출국전 잠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국에 대한 끝없는 비난과 비판와중에 재밌는 결론에 합의하였다.

'한국에서의 삶은 너무 빡세다. 그래서 여유도 가질수 없고 어느 것도 흥미로울수 없다.'

그렇다. 그리고 그렇게 살기 위해 쓰잘떼기없는 것에 집착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더욱더 황폐하고 초췌하게 지내고 결국엔 지하철에서 털썩 쓰러지면서 잠시 삶의 공포와 허무함을 느끼다가 결국엔 어쩔수 없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식은땀을 흘리며 지하철을 타고 있을뿐 이다. 그리고는 다시 어느 순간 쓰러져 버린다.
그렇게 털썩 쓰러지는 그들을 보면서 나는 무언가 잘못되었단 걸 느꼈다.

아마도 그것이 내가 거리로 나가 뛰는 이유중 하나일 것 이다.

P.S 사람들이 아침마다 쓰러지는 이유. 특히 여성분들이 그렇게 쓰러지는 이유는 의학적으로는 정확하게 혈관미주신경성반응 이란 증상이라 한다.
원인은 단순하게 말하면 스트레스와 심신의 과로와 피로로 인한 심장의 과잉생산이라 할수 있을거 같다.
선천적인 질병은 아니고 치료법도 당연히 없을 것이다. 하지만 쓰러지면서 발생되는 외상부터 반복될 경우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까지도 발생될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간혹 보면 소변등을 보는 일도 생기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는데 그럴경우엔 응급실을 가는 것이 정말 좋다 한다.

예방은 오직 '여유'이다.
이 '빡센' 세상이 조금 여유로워 지기 전까진 우리 스스로라도 여유를 가지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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